파운더의 Integrity는 어떤 순간에 무너지는가
F1 피트레인은 0.1초가 승부를 가르는 세계다.
차가 잠깐 멈춰 타이어를 갈고 다시 출발하는 그 짧은 시간에,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레드불 레이싱의 Jonathan Wheatley 감독이 디렉터로 있을 때, 피트스탑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여기서 1.8초는 단순히 빠르다는 수준이 아니다. 1.8초대의 피트스탑은 수십 명의 메카닉이 동시에 움직여야 가능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흥미로운 건, 이 성과를 공포나 압박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 덕분이었다.
F1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리더는 보기 드물다. 엄격함과 날카로움을 잃으면 F1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에게 심리적 안전감은 극한의 환경에서 팀원들의 퍼포먼스를 끌어내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심리적 안전감은 신뢰 위에서 동작하는데, 여기서 신뢰는 ‘이 사람이 적어도 나에게 해를 끼치진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리고 이 믿음은 리더가 얼마나 투명한지, 진실된지, 즉 Integrity에서 나온다고 본다.
최근 내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도 한 멤버가 불만을 표출했다. 비용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고 인상하여 공지했던 점이 나의 실수였다. 선한 의도라는 방어막 뒤에 불편한 설명을 피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꽤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누군가에게 투명하지 않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 멤버는 나에게 사업은 시작부터 끝까지 명확하고, 투명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충고하셨다. 나의 Integrity에 대한 지적이었고, 반박할 수 없었다.
물론 Integrity가 떨어진다고 해서 성공한 기업가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돈을 많이 버는 기업가들도 보았고, 투자자로부터 큰 자금을 조달하기도 한다.
Integrity는 사업 초기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젊은 신생 기업가들에게 쌓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평판과 신뢰다. 사소한 태도가 이들에게 전부다.
파운더의 Integrity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작은 의사결정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기 쉽다. Integrity는 다른 이들을 위해 지켜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의 판단력을 지키는 마지막 안전장치다. 이게 흔들리면 중요한 순간에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자신을 합리화하게 된다. 사업은 결국 작은 의사결정들이 누적되어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가 되려면, 투자자가 믿을 수 있는 파운더가 되려면,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