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oughts

먼저 취약함을 드러낼 용기

7월 회고

1/ 럭키밀 김현호 대표님 인터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유의미한 트래픽이 발생하기 전, 1년 반 동안 어떻게 버텨왔냐는 나의 질문에 김현호 대표님은, 고객들의 감정이 섞인 피드백과 월간 리텐션으로 확신했다고 하셨다. 확신은 내가 갖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반응이 주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물론 낙관주의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버틸 수 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타임라임은 길게 봐야 한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은 버리고 최소 10년은 보고 가자.

2/ 숏폼 컨텐츠를 만들면서 느낀 것

자주 나오는 후킹 포맷은 뇌가 무의식적으로 방어한다. 우리의 뇌는 신선한 걸 갈망한다. 근데 바이럴의 성공은 아니어도 최소한의 조회수는 보장하는 공식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인터뷰외 숏폼 컨텐츠를 보고 분석할 때, ai가 가져다 주는 것 말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분석하자. 왜 잘되었는지 분석하고 파고드는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 하루에 릴스 3개씩. 왜 눈길을 끌었고, 내가 왜 끝까지 봤는지 이유를 기록하자. 자막이나 비주얼 후킹보다도, 원론적으로 스토리에서 궁금함이 생길 수 있도록 해보자.

3/ 0x년생 창업가

링크드인 콜드 메시지로 인터뷰를 요청했다가 인터뷰는 못하게 됐지만 크라이치즈버거에서 커피챗을 했다. 한 분은 고등학생때 스마트스토어로 꽤 많은 매출을 내셨고, 코딩을 독학해서 지금은 바이브코딩으로 미국 회사랑 원격 근무로 일하신다. 고등학교 때 링크드인 콜드메시지로 한 대표님과 연이 닿아 엔지니어로 일한다고 하심. 심지어 무급으로. 왜 그렇게까지 일하냐고 물어보면, 자신은 김해에서 사는데 렌트비가 비싼 sf에서 잘 곳이 생겨서 좋았다고 한다. 덕분에 대표님의 인맥을 꽤 쉽게 레버리지했다고 하심.

그의 말에 따르면, 인맥의 도움 없이 sf에서 창업하는 사람 없다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누군가를 도와주고 있다. 작은 시장 안에서 서로 밥그릇 뺏기 하는 한국이랑은 다르게, 시장 파이 자체를 키워서 나눠먹기에 가깝다. 서로 진심으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더 좋다고 하신다.

다른 한 분은 ai 스타트업에서 CMO로 일하심. 역시 0x년생이고 1M+ 뷰 릴스를 수도 없이 만들어내셨다. 주로 바이럴 릴스를 만들 때, 미국 릴스를 레퍼런스로 삼아서 따라만든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실험을 정말 많이 하신다. 바이럴리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이다. (신기한 것은 바이럴을 만들기 위해 폰을 여러개 들고 다니심)

다른 한 분은 한국 시장에서 영어 edu-tech 서비스 운영하고 계심. 요즘은 아이패드로 에이전트를 모니터링하는 건 이제 당연한 세상이 됐다. 특이한 건 background가 sm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다.

그런데 이쯤 되면 나이가 눈에 안들어온다. 다들 나이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니까 이젠 나이가 얼마나 어린지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지금 아이템을 왜 하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그리고 추진력과 성장 속도가 대단해보였다. 똑똑한 사람들의 why만 들여다봐도 삶의 궤적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4/ 노정석 팟캐스트: ‘미션이 해자다’를 보고.

한국인 창업가와 미국 창업가의 가장 큰 차이는,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희귀한지 모른다는 것이다. 한국 안에서는 경쟁이 미친듯이 치열하지만, 막상 밖으로 나와보면 나의 자산이 얼마나 특별한지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실력의 격차는 거의 없을지도 모르겠다. 모두 비슷하게 시야가 좁다. 한국은 특히 자기 PR 못하는데, 이걸 깨고 밖으로 나온 사람만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한국 빌더가 부족한 건 실력이 아니라 판을 넓혀 볼 기회다.

이제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는 레시피가 공개된 closed game이 되어버렸다. 컴퓨트, 데이터, 인재 삼박자를 모두 갖춘 플레이어만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다. 나도 예전엔 논문 읽고 어떻게든 그들의 사고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이젠 아예 관심을 끄기로 했다.

5/ 뛰어난 팟캐스터의 자질은 무엇일까.

최성운의 사고 실험을 보고, 나의 인터뷰를 돌아보았다. 어떤 타이밍에 어떤 질문을 하는 것이 적절할까. 어떻게 솔직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성운님의 질문을 들은 인터뷰이에게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 있다. 게스트들이 하나같이 모두 감동을 받는다는 점이다. 어떤 질문으로 인터뷰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건, 그 사람에 대해 진심으로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아마도 이런 마음으로 준비하면 진심이 아니기 어려울 것이다.

그는 ‘최성운의 사고 실험 한로로 편’에서, 인터뷰어는 단순히 "어떤 곡을 가장 좋아하나요?"라고 묻지 않는다. 입춘 → 사랑하게 될 거야 → 영영으로 이어지는 가사의 궤적을 정확히 짚어내며 세계관이 어떻게 확장되었는지를 묻는다. 결국 인터뷰어의 진짜 역할은 상대방이 걸어온 길 위에 놓여있는 파편화된 정보 속에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을 응축하여 질문으로 던진다.

질문하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인터뷰어의 자질이 보였다. 그건 상대방을 무장 해제시킬 수 있는 능력인 것 같다. 이를 위해선 먼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야 한다. 게스트가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