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복리라는 말
요즘 내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의 상황이 좋지 않다. 좋은 일을 하려고 해도 돈을 벌지 못하면 지속할 수 없다. 겉으로 보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나도 항상 불안함을 떠안고 산다. 그렇다고 해서 표출하지는 않는다. 내가 불안을 보이면 이 태도가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불안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바뀌지 않는다. 계속 불안하다면 아무것도 안 해서다. 말로만 이래저래 하는 것은 소용없다. 결과로 소통해야 한다.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면 희망이 보인다. 얼마 전에 온보딩한 팀원들에게서 희망을 보았고, 우리의 행보를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로부터 희망을 보았다. 일단 불안한 마음을 제쳐두고, 크라이치즈버거와의 미팅 장소로 향했다.
내가 크라이치즈버거에 정이 갔던 이유는 버거를 주문하면 긴 편지가 함께 오는데, 서툴러도 진심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난 크라이치즈버거의 철학에 100% 동의한다. 그들은 진정성을 위해서 기꺼이 비효율을 감수한다. 요령과 편법이 난무하는 시대에 묵묵히 정공법을 택하는 브랜드다.
오전 10시, 기쁜 마음으로 강남에 도착했다. 지난 세미나 때 음식을 후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먼저 건넸다. 준석 매니저님께서 인천에서 활동하는 창업 관련 커뮤니티를 찾고 계셨는데, 마침 우리가 인천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였기 때문에 꼭 한번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하셨다. 나도 우리가 그들이 인천에서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시에 내가 하는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내가 너무 많은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는 게 느껴졌던 걸까. 형민 님께서는 “사람을 모으는 것은 저희가 잘하니까 도와드릴게요.”라고 하셨다. 행사할 때 필요하면 부천의 매장을 사용해도 된다고 하셨다. 과분할 정도로 감사했다.
맞다. 혼자라면 힘든 일이다. 이후, 내 개인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내가 어쩌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몹시 궁금해하셨다. 나는 오프라인 공간에 젊은 창업가들을 많이 모으고 연결하고 싶다고, 더 나아가 스타트업 씬 자체가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적지 않은 시간을 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쓴다. 우리는 흩어져 있지만,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일을 한다. 커뮤니티는 이러한 면에서 브랜드와 같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어딘가에 있다. 우리와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들에게 먼저 베풀고, 신뢰를 꾸준히 쌓아 올리기로 했다.
물론, 가끔 이용당할 때도 있다. 우리가 베푸는 호의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때면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신뢰는 복리라는 말을 믿기로 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없어도, 언젠가 그 신뢰가 복리처럼 불어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