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oughts

나를 기억하는 컴퓨터와 산다는 것

컴퓨터가 재설계되고 있다. 블랙웰 아키텍처 GPU를 탑재한 개인용 AI 컴퓨터. 스펙도 스펙이지만, 이번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이해하는 AI의 개인화 단위가 '채팅 몇 번 수준'이 아니다. 우리 집에 방문한 손님의 이름을 알고, 사무실에 에어팟을 어디에 두었는지까지 알고 있다.

이게 과연 아이폰급 혁신이냐? 라고 물으면 그건 아무도 모른다. 과거엔 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는 데 급급했는데, 이제는 컴퓨터가 주변을 살펴보며 맥락을 스스로 얻기 시작했다.

참고로 이 회사는 a16z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11M를 유치했다. 창업자는 겨우 19살이다.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냐. 기존 PC와 무엇이 다르냐. 결국 사생활을 감시하는 기계 아니냐...

세상의 온갖 비판과 저항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열아홉 살에 이런 질문을 한꺼번에 받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세상을 바꾸려면 이정도 노이즈는 그냥 당연히 견뎌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하면서, 이것 또한 하나의 멋진 서사라는 생각도 든다.

다시 돌아와서, 이런 컴퓨터가 모든 집에 하나씩 있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바탕화면, 마우스 클릭, 타이핑.. 이젠 이런 단어들이 점점 옛날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슬프다. 이제는 집에 컴퓨터를 들인다는 건, 마치 애완동물을 입양하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나와 인생을 오랫동안 함께할 무언가를 들이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난 컴퓨터에게 나에 대해 어디까지 알려주고 싶은가? 막상 이런 컴퓨터를 집에 들이면 한참 고민하게 될 것이다. 신기해서 써보고 싶다가도, 조금 겁이 나기도 한다.